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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트렌드와 빈티지

이케아(IKEA)와 빈티지 감성의 결합 전략

이케아(IKEA)와 빈티지 감성의 결합 전략

대량생산, 실용성, 합리적인 가격.
이 세 단어는 오랫동안 이케아(IKEA)를 대표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케아가 보여주는 방향은 조금 다르다.


‘새것의 효율성’ 대신 ‘오래된 것의 가치’를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속가능한 소비와 감성 중심의 디자인이 주류로 떠오른 지금,
이케아는 산업적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 “빈티지 감성의 재해석자”로 변신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케아가 어떻게 빈티지 가구의 정서를 현대 리빙 시장에 접목시키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이케아의 본질: 기능적 디자인에서 감성적 디자인으로

1943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이케아는 ‘누구나 좋은 디자인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민주적 디자인 철학(Democratic Design)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철학이 최근에는 단순한 ‘대중화’가 아니라

‘정서적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케아의 공식 보고서 Life at Home Report 2024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의 68%가 “자신의 공간에 개성을 담고 싶다”고 답했다.
이 숫자는 단순히 가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느껴지는 공간, 즉 빈티지 감성을 현대적으로 구현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이케아는 “과거의 미학을 현재의 기술로 되살리는” 전략을 중심으로
기존의 모던 이미지에 ‘온도’를 더하기 시작했다.

1. 리이슈 컬렉션(Reissue Collection): 과거 디자인의 복귀

이케아는 1970~80년대 자사 대표 제품을 재생산하는
‘IKEA Nytillverkad’(이케아 뉘틸베르카드) 컬렉션을 2023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복각이 아니라, 과거 디자인의 색감·형태를 유지하면서
현재의 친환경 소재와 생산 공정을 적용한 프로젝트다.

  • 1970년대 클래식 체어 ‘LÖVET’을 재해석한 ‘LÖVBACKEN’ 출시
  • 원색 플라스틱 대신 리사이클 폴리프로필렌 사용
  • 당시 디자인 스케치 그대로의 라운드 엣지와 철제 다리 유지

이 시리즈는 ‘레트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과거’라는 개념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높은 반응을 얻었다.


이케아는 이 컬렉션을 통해 “빈티지=낡음”이라는 인식을 뒤집고,
“빈티지=기억이 지속되는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다.

 

2. 컬러와 재질의 회귀: 따뜻함으로의 복귀

이케아의 최신 인테리어 라인은 한동안 ‘미니멀리즘’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2024~2025 시즌 카탈로그를 보면, 그 흐름은 확연히 달라졌다.


차가운 화이트·그레이 중심의 공간 대신
월넛·테라코타·머스터드톤의 색감이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담는 공간”으로 돌아가려는 이케아의 전략이다.


빈티지 가구에서 흔히 보이는
따뜻한 색조, 질감이 살아 있는 소재, 생활감이 느껴지는 조명 배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특히 패브릭 라인에서는 리넨, 코튼, 울 혼방 소재를 적극 활용하며,
표면의 불균일함이나 주름까지도 자연스러운 미학으로 표현하고 있다.

 

3. 업사이클링(Upcycling)과 리폼의 공식화

이케아는 이제 제품을 ‘파는 회사’에서 ‘다시 쓰게 만드는 회사’로 바뀌고 있다.


2025년 현재 이케아 매장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는
“IKEA Circular Hub(서큘러 허브)”다.

  • 고객이 사용하던 가구를 매장으로 반납하면
    상태를 점검해 수리·세척 후 재판매하는 구조
  • 리폼(Refurbished) 제품은 평균 30~50% 할인된 가격에 재판매
  • 매장 내 별도 섹션을 마련해 “빈티지 이케아존”으로 운영

특히 북유럽 지역(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매장에서는
‘빈티지 이케아’라는 이름으로 과거 모델을 리스토어(Restored)하여 전시 중이다.


이는 이케아가 “지속가능성”을 말로만 내세우지 않고,
실제 제품 순환 시스템으로 구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4. 감성 마케팅: 시간과 기억을 연결하다

이케아의 브랜드 캠페인 또한 감성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2024년 글로벌 캠페인 “Home Is the Feeling”
집을 ‘새로운 시작의 공간’이 아닌,
‘추억이 쌓인 장소’로 묘사한다.

 

광고 영상에서는 낡은 테이블 위의 흔적,
빛바랜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아이의 손때가 묻은 소파 등을 통해
빈티지적 정서와 일상의 기억을 연결한다.

 

이는 소비자에게 “이케아 제품이 결국 당신의 시간 속에서 빈티지가 된다”는
브랜드 내러티브를 전달한다.


즉, 새 가구를 팔면서도 그 가구가 언젠가
당신만의 빈티지로 성장한다는 감성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5. 글로벌 협업: 현대와 과거의 다리

이케아는 다양한 디자이너·예술가와 협업을 통해
빈티지 감성을 확장하고 있다.

  • IKEA × Virgil Abloh ‘MARKERAD’ 시리즈
    : 20세기 디자이너 가구의 형태를 스트리트 문화로 재해석.
  • IKEA × Sonos ‘SYMFONISK’
    : 클래식 스피커 형태의 램프 디자인. 빈티지 오디오 감성과 기능의 결합.
  • IKEA × Marimekko ‘BASTUA’
    : 북유럽 사우나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내추럴한 컬러·패턴의 리빙 제품군.

이러한 협업들은 ‘현대적 소비자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과거의 미학’을 현대 기술로 연결하는 전략으로 작동한다.

 

6. 소비자 참여형 리빙 실험: 빈티지 감성의 커뮤니티화

이케아는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대신,
‘생활의 흔적’을 전시한다.

 

2024년 이후 전 세계 매장에서 진행 중인 “IKEA Home Experience Zone”
실제 고객이 자신이 꾸민 집 사진을 제출하면,
그 공간 일부를 매장 내에 재현해 전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가장 인기 있는 섹션이 바로 “빈티지 스타일 리빙룸”이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오래된 이케아 가구와
새로운 제품을 섞어 꾸민 사례를 공유하고,
이케아는 이를 통해 ‘제품의 시간적 확장성’을 보여준다.

 

즉, 이케아는 더 이상 ‘현재의 가구’가 아니라
‘시간을 쌓아가는 브랜드’로 자신을 정의하고 있다.

 

7. 빈티지 감성과 지속가능성의 결합

빈티지는 본질적으로 재사용과 보존의 미학이다.
이케아는 이 점을 지속가능성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Statista의 2025 리빙 리포트에 따르면,
유럽 가구 소비자의 42%가 “환경적 가치가 있는 제품”을 선택 기준으로 삼는다고 답했다.
이케아는 이에 대응해

  • 2030년까지 전 제품을 재활용 가능 소재로 전환
  • 리퍼브 가구의 비중을 전체 판매의 15% 이상으로 확대
  • 빈티지 가구 복원 콘텐츠를 SNS 마케팅에 적극 활용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시간이 오래갈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가구’를 만드는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다.

 

새것보다 진짜 같은 것

이케아의 변화는 ‘빈티지 감성’을 유행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성을 브랜드 전략으로 체화한 것이다.


그들이 팔고 있는 것은 가구가 아니라,
시간이 머무는 공간의 경험이다.

 

가장 합리적인 브랜드였던 이케아가
이제 가장 감성적인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새것보다 진짜 같은 것,
효율보다 온도를 선택하는 시대—
이케아의 빈티지 전략은 그 흐름을 정확히 읽고 있다.

이케아(IKEA)와 빈티지 감성의 결합 전략

참고 출처

  • IKEA Group Life at Home Report 2024–2025
  • Dezeen, IKEA Nytillverkad: Retro Reborn (2024)
  • Statista, Sustainable Living & Furniture Market Report (2025)
  • Maison Korea, 빈티지 리빙 트렌드와 글로벌 브랜드 전략 (2025)
  • IKEA 공식 웹사이트 Circular Hub & Reissue Project Detai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