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의 설계, 수행, 품질관리를 총괄하는 국제 기준 중 하나인 ICH E8은 오랫동안 '의약품 임상개발의 전략적 방향'을 제시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임상 환경과 기술, 데이터 활용 방식이 크게 변화하면서, 기존 ICH E8(1997년 제정)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ICH는 2019년 E8(R1) 초안을 발표하고,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개정 내용을 시행해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ICH E8(R1)의 핵심 개념, 개정 배경, 실무적 함의, 그리고 ICH E6(R3)와의 연계성까지 관리자급 실무자(RA, QA, CRA 등)를 위한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ICH E8(R1)의 정의와 개정 배경
ICH E8은 '임상시험의 일반적 고려사항(General Considerations for Clinical Trials)'을 규정하는 국제 가이드라인입니다.
본래는 의약품 개발 초기에 임상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문서였지만, 이제는 임상시험 전주기를 포괄하는 '질 중심 개발 전략'으로 기능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 기존 E8(1997): 연구 설계와 임상단계 개요 중심
- 개정 E8(R1): 품질관리(QbD) 강화, 환자중심 접근, 리스크 기반 의사결정 강조
개정 배경:
- 글로벌 다기관 시험 확대
- DCT, RWD/RWE 등 새로운 시험 유형 증가
- 환자 참여 확대, 윤리적 기준 고도화 요구
핵심 개념 ① – Quality by Design(QbD) 적용
E8(R1)은 "품질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내재화되어야 한다"는 QbD 개념을 임상시험에 본격적으로 도입하였습니다.
- Critical to Quality(CtQ) 요소 식별: 임상시험의 품질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와 절차를 식별하고 우선순위 부여
- 사전 리스크 분석: 설계 단계에서 시험의 복잡성, 대상자 부담, 운영 위험요소를 파악
- 시험계획서 작성 시 품질 전략 통합: 단순히 규정 준수가 아니라, 과학적 목적과 대상자 보호 모두를 고려한 설계 유도
QbD 기반 연구계획서 예시가 궁금하신가요? 실무자들이 참고하는 국제 사례 정리본을 확인해보셔도 좋습니다.
핵심 개념 ② – 환자 중심(Patient Focus) 강화
E8(R1)은 임상시험이 단순히 의학적 유효성만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환자에게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 대상자 모집 전략 수립 시 환자 관점 반영
- 설명문서(eConsent 포함)의 이해도, 접근성 고려
- PROs(Patient-Reported Outcomes), QoL(Quality of Life) 지표 포함 권장
환자 중심 접근은 ICH E6(R3)에도 그대로 반영되며, IRB 심의 시에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ICH E8(R1) vs E6(R3) – 무엇이 연결되고 어떻게 다른가?
항목 | ICH E8(R1) | ICH E6(R3) |
적용 시점 | 임상개발 전략 수립 전반 | 시험 설계 |
핵심 개념 | QbD, 환자 중심 전략 | 윤리성, 품질관리 실행 기준 |
활용 대상 | Sponsor, 개발팀, RA | CRA, PI, 모니터링팀, QA 등 |
문서 목적 | 임상 개발 전략과 시험 설계 방향 제시 | GCP 세부 실행 기준 제공 |
요약: E8은 전략 문서, E6는 실행 문서. 두 문서는 독립적이지만 상호 보완적입니다.
두 문서를 병렬 비교한 해설집을 찾고 계셨다면? E6(R3)-E8(R1) 비교 요약표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실무 적용 시 고려사항
- RA/QA 입장에서는: IND 제출 전 개발 전략 문서에 E8 기반 요소(QbD, 환자참여 등) 포함 여부 점검 필요
- 시험계획서(Synopsis) 작성 시: CtQ 요소에 대한 명확한 정의 필요 (예: 주요 평가변수, 탈락률 기준 등)
- IRB 제출자료 구성: 대상자 설명문, PROs, 모집 계획 등에 E8(R1) 반영 시 심의 효율 향상
결론 – 전략과 실행의 연결고리
ICH E8(R1)은 단순한 가이드라인 개정이 아니라, 임상시험의 철학과 구조 자체를 바꾸는 문서입니다.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대상자에게 불필요한 절차를 줄여야 하는 이유, 품질이란 단어가 문서 뒤가 아니라 설계 앞에 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ICH E6(R3)와의 병행 이해는 필수입니다. 지금은 전략이 실행을 이끌고, 실행이 전략을 반영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참고 링크:
- ICH 공식 문서: https://www.ich.org/page/efficacy-guidelines
- E8(R1) Final Version (2021): https://database.ich.org/sites/default/files/E8-R1_Guideline_Step4_2021_0414.pdf
- KoNECT GCP 교육: https://www.konect.or.kr